청약제도 개편 후 달라진 3가지..특별공급↑ 경쟁률·당첨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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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11-03 09:40 조회4,942회 댓글0건본문
청약제도 개편 후 달라진 3가지..특별공급↑ 경쟁률·당첨가점↓
- 8·2 대책 후속조치로 청약제도 개편
- 가점 낮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혈투
- 자금 여력 충분한 현금부자 유유히 입성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특별공급 소진율은 높아지고, 당첨가점 커트라인은 낮아지고….’
요즘 아파트 청약시장의 주요 특징이다. 지난 9월 20일 청약제도 개편 이후 나타난 변화상이기도 하다. 1순위 자격 요건 강화와 가점제 적용 확대를 골자로 한 청약제도 개편으로 서울 주요 분양 단지의 청약경쟁률과 당첨가점 커트라인은 크게 낮아졌다. 1순위 청약이 가능한 수요자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특별공급 소진율은 예전보다 높아졌다.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들이 사실상 유일한 당첨 통로인 특별공급에 매달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점 낮은 신혼부부, 한정된 특별공급 놓고 경쟁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특별공급은 청약제도 개편 후 수요자들에게서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이 100% 청약가점제 적용을 받게 되면서 특별공급은 부양가족 수가 적고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신혼부부가 당첨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가 됐기 때문이다. 일단 자격 요건만 갖춘다면 당첨 확률이 일반공급보다 높다.
다만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신혼부부의 경우 혼인기간 5년 이내이면서 자녀가 있어야 한다. 월평균 소득 조건은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평균소득의 100% 이하다. 청약통장은 1순위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경합 시에는 혼인 기간이 짧고 자녀 수가 많은 사람에 우선권을 준다.
개편된 청약제도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서대문구 가재율뉴타운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DMC 루센티아’의 경우 지난달 17일 특별공급 접수 결과 159가구 모집에 133명의 당첨자가 나왔다. 지난주 분양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역시 46가구 특별공급에서 36명이 당첨의 기쁨을 안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비강남권에서 80% 수준의 특별공급 소진율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강남권에서도 특별공급 소진율이 70~80%에 달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경쟁률 떨어진 순위내 청약…당첨 커트라인도 낮아져
청약경쟁률은 제도 개편 이후 오히려 떨어졌다. ‘래미안 DMC 루센티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5.1대 1로 두달 전 분양한 바로 옆 단지 ‘DMC에코자이’(19.75대 1)에 못미쳤다. 올해 2~3분기에 분양한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중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11.3대 1)를 제외하면 모두 루센티아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청약가점제 확대로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1순위 청약 기회가 없어진데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기존 주택담보대출 보유자가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이같은 청약경쟁률 하락에 한몫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도 중도금대출이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서울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로 제한되고 있다.
청약경쟁률 하락은 당첨가점 커트라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용 84㎡ 기준 래미안 DMC 루센티아 당첨가점 커트라인은 A·C타입 54점, E타입 44점, B타입 41점, D타입 37점으로 나타났다. 입지에서 차이가 없는 DMC에코자이가 A타입 54점, B타입 50점, C타입 49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청약제도 개편 이후 당첨 커트라인이 5~10점 정도 떨어진 셈이다. 올 2~3분기 분양한 서울 내 다른 단지들과 비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제도 개편 후 예비당첨자도 가점순으로 결정하고 있는 만큼 일부 부적격 당첨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가점이 37점 이하라도 당첨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용 85㎡ 이하 청약가점제 100% 적용으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추첨 물량 청약이 불가능해지고 무주택 실수요자들만 청약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률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청약자 숫자 감소가 당첨가점 커트라인 하락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8·2 대책과 청약제도 개편 이후 분양시장은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무주택 ‘현금부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투기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금부자들은 경쟁자가 대거 사라진 청약시장에서 향후 시세 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언제든 아파트 쇼핑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를 막고 실수요자들에게 청약의 문을 넓혀주려던 정책이 의도와는 달리 실수요자들의 당첨을 어렵게 하고 부자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될 우려가 커진 것이다.
함 센터장은 “현금부자에게 유리해진 것은 분양시장만의 얘기가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 경매시장에도 적용된다”며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경쟁자들이 사라진 시장에서 현금부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특별공급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일반공급보다 우선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분양 물량의 10~20%가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 부양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게 배정된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 가점 낮은 신혼부부, 특별공급 혈투
- 자금 여력 충분한 현금부자 유유히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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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파트 청약시장의 주요 특징이다. 지난 9월 20일 청약제도 개편 이후 나타난 변화상이기도 하다. 1순위 자격 요건 강화와 가점제 적용 확대를 골자로 한 청약제도 개편으로 서울 주요 분양 단지의 청약경쟁률과 당첨가점 커트라인은 크게 낮아졌다. 1순위 청약이 가능한 수요자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특별공급 소진율은 예전보다 높아졌다.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들이 사실상 유일한 당첨 통로인 특별공급에 매달린 결과로 풀이된다.
◇가점 낮은 신혼부부, 한정된 특별공급 놓고 경쟁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특별공급은 청약제도 개편 후 수요자들에게서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민영주택이 100% 청약가점제 적용을 받게 되면서 특별공급은 부양가족 수가 적고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신혼부부가 당첨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로가 됐기 때문이다. 일단 자격 요건만 갖춘다면 당첨 확률이 일반공급보다 높다.
다만 자격 요건이 까다롭다. 신혼부부의 경우 혼인기간 5년 이내이면서 자녀가 있어야 한다. 월평균 소득 조건은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평균소득의 100% 이하다. 청약통장은 1순위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경합 시에는 혼인 기간이 짧고 자녀 수가 많은 사람에 우선권을 준다.
개편된 청약제도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적용된 서대문구 가재율뉴타운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DMC 루센티아’의 경우 지난달 17일 특별공급 접수 결과 159가구 모집에 133명의 당첨자가 나왔다. 지난주 분양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 역시 46가구 특별공급에서 36명이 당첨의 기쁨을 안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비강남권에서 80% 수준의 특별공급 소진율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강남권에서도 특별공급 소진율이 70~80%에 달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경쟁률 떨어진 순위내 청약…당첨 커트라인도 낮아져
청약경쟁률은 제도 개편 이후 오히려 떨어졌다. ‘래미안 DMC 루센티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5.1대 1로 두달 전 분양한 바로 옆 단지 ‘DMC에코자이’(19.75대 1)에 못미쳤다. 올해 2~3분기에 분양한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 중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11.3대 1)를 제외하면 모두 루센티아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청약가점제 확대로 1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1순위 청약 기회가 없어진데다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기존 주택담보대출 보유자가 중도금대출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이같은 청약경쟁률 하락에 한몫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무주택 실수요자라도 중도금대출이 어려워진 것은 마찬가지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는 서울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로 제한되고 있다.
청약경쟁률 하락은 당첨가점 커트라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용 84㎡ 기준 래미안 DMC 루센티아 당첨가점 커트라인은 A·C타입 54점, E타입 44점, B타입 41점, D타입 37점으로 나타났다. 입지에서 차이가 없는 DMC에코자이가 A타입 54점, B타입 50점, C타입 49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청약제도 개편 이후 당첨 커트라인이 5~10점 정도 떨어진 셈이다. 올 2~3분기 분양한 서울 내 다른 단지들과 비교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제도 개편 후 예비당첨자도 가점순으로 결정하고 있는 만큼 일부 부적격 당첨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가점이 37점 이하라도 당첨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용 85㎡ 이하 청약가점제 100% 적용으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추첨 물량 청약이 불가능해지고 무주택 실수요자들만 청약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률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청약자 숫자 감소가 당첨가점 커트라인 하락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8·2 대책과 청약제도 개편 이후 분양시장은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무주택 ‘현금부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투기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금부자들은 경쟁자가 대거 사라진 청약시장에서 향후 시세 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언제든 아파트 쇼핑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를 막고 실수요자들에게 청약의 문을 넓혀주려던 정책이 의도와는 달리 실수요자들의 당첨을 어렵게 하고 부자들의 입맛에 맞게 재편될 우려가 커진 것이다.
함 센터장은 “현금부자에게 유리해진 것은 분양시장만의 얘기가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 경매시장에도 적용된다”며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자금 여력이 부족한 경쟁자들이 사라진 시장에서 현금부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 넓어졌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특별공급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일반공급보다 우선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분양 물량의 10~20%가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노부모 부양자,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게 배정된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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